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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99 웨비나 후기] 문과 출신 당근 개발자가 요즘 취준생에게 해주는 현실적인 조언

우연히 개발 관련 행사, 세미나, 강연 등을 알려주는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해당 웨비나를 발견하여 홀린듯 신청하게 되었다. 나는 일어일문을 전공으로 하며 컴퓨터와는 담을 쌓으며 지냈던, 교양 필수 과목이었던 간단한 스크래치 수업에서조차 C+이라는 처참한 학점을 받았던 컴포자 문과생이었다. 하지만 인생 앞날 아무도 모른다고 바로 1년전에 현재의 학교로 편입을 하며 길이 안 보이는 애증의 일어일문과는 작별을 하고 컴퓨터공학이라는 아무것도 모르는 세계에 발을 내딛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 생각하며 어떻게 그렇게 무모했을까 싶지만 그 결정은 내 생활과 인생을 적당히 흔들게 된다. 언제나처럼 서론이 길었지만 비전공자도 너도나도 개발자의 진로로 뛰어드는 시점에 정말 끌리는 세션 제목이 아닐 수 없었다. 심지어 철학 전공생? 아 이건 못 참지 하며 신청했다. (ㅋㅋ)

 

초반 5분 정도는 아이스브레이킹 시간으로 연사자님께서 현재 당근 내에서 무슨 역할을 도맡아 하고 계시는지 등에 대해 얘기해주셨다. 내 기억이 맞다면 지역 상공인에 대한 기능 담당중이라고 하셨고 플랫폼 상에서 문제가 생겼을때 알려주는 기능, 이건 사용자보다 기획자들이 문제를 쉽게 알 수 있게 하기 위한, 그러니까 회사 내에 유용한 기능을 개발하신다고 할 수 있겠다.

 

🔥 1부. 철학 전공생, 컴공 복수전공에 도전하다.

연사님께서는 철학을 전공하셨기 때문에 굉장히 추상적인 영역을 전공에서 계속 배우셨는데  실용적인 하드스킬을 배워보고 싶으셨다고 말했다. 책 '거의 모든 IT의 역사'를 읽으며 버닝맨 페스티벌, 오픈소스 문화 등 개발자 문화가 흥미로워 보였으며 공유하고 함께 으쌰으쌰하는 모습이 좋다고 느껴졌다고 한다.

 

나도 처음에 개발자들의 공유 문화와 코드 등을 오픈으로 자유롭게 공개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신기했었다. 컴퓨터공학과 전공생이 되고 6개월이 지난 후부터는 이름 모를 인도 개발자 블로그와 스택 오버 플로우 구글에 존재하는 모든 천재들의 빛나는 지식들에 감탄했었다.

그리고 정말 충격적이었던 건 SNS에서든 동아리, 학교 등등에서도 자신이 가진 것들을 너무 즐겁게 나누고 다른 사람이 해결하려고 끙끙거리는 기술 문제를 본인이 밤을 새우고 발품을 팔아 뿌듯하게 해결해서 가져오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다. 오히려 그 모습에 주눅이 들기도 했던 것 같다.

저런 사람들만 개발을 즐기고 끝까지 할 수 있는건가? 저런 사람들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고민하는데 내가 이 분야에서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이 불안으로 점철된 생각은 구글 수석 디자이너인 김은주님의 어떤 말을 듣고 마음을 편히 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게 무엇인지는 글의 마지막에 쓸 생각이다. 어어 맨 밑으로 스크롤 하려던 것 멈추시고 천천히 봐주시라. 

처음 코딩 공부를 접했을 때 가장 크게 어려웠던 건 잘하고 있는지 체크하거나 얘기를 해줄 네트워킹의 무존재였다고 한다.

그래서 교수님께 질문, 혹은 구글링. 그냥.. 계속계속계속 하는 방법 밖에는 모르는 상황이니 악순환이 되었다고 한다. 

정말 공감했다. 스스로 찾아야한다지만 강연, 대외활동 혹은 커피챗 등등의 존재를 전혀 모르는데 검색은 어떻게 해야하는가.. 본인도 올해 들어서야 다양한 개발 커뮤니티를 건너건너 알게 되어서 그 안에서도 다양한 행사나 사람들을 알게 되었지 정말 네트워킹이 없다면 놓치는 정보들이 바닷속 소금과 같다는 말이 과언이 아닌 것 같다고 생각이 든다. 하다못해 전공생 대학 친구라도 사귀어야만 한다.

 

어떤 사람은 정말 알고리즘을 짜는 코딩 그 자체에, 아니면 혼자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을 계기로 빠질 수도 있겠지만 연사님이 이 분야를 매력적으로 느껴던 계기가 sdp 테크팀으로 활동하면 밤을 새며 프로덕트를 만드는 경험이었다 한다. 다양한 활동들을 하면서도 일단 뭐라도 해봐야 본인이 흥미를 느끼는 지점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은 중요한 것 같다.

그 흥미의 '순간'이 언제 올지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해 불안한 마음이 있을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꾸준함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나는 잘하는 사람보다 꾸준히 하는 사람이 더 희귀하다고 믿는다. 지속적이라는 것은 정말 귀한 재능일지도 모른다. 여튼, 삽질을 하고 여러 관련 활동을 해봐야 맞는지 안 맞는지 알 수 있다. 추천하는 세 가지 방법이 나왔는데,

 

1. 알고리즘 문제 간단하게 풀어보기.

2. 대학 강의 들어보기.

3. 무료 강의를 통해 만들어내는 경험해보기. 

 

이렇게 크게 세 가지를 추천하셨다.

 

아 그리고 팁으로 이러이런걸 만들었어요~ 하면 인상깊지 않다고 한다. 비슷한 생각을 하고 비슷한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은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기본적이고 흔한 아이디어의 서비스라도 그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하며 깊게 트러블 슈팅을 해결한 경험이 있다면 그것을 공략하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탄생한 전후 배경을 파보면서 원리를 물어볼 때 사용할 줄 아는 것 뿐 아니라 원리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왜 만들어졌는지, 왜 이렇게 작동하는지 계속 질문하며 버그를 개선할 때 의사결정의 맥락의 흐름을 정리해놓는 것을 추천하였다.

프로젝트 후반으로 갈수록 후회했던 것이 처음부터 이런 에러나 버그를 만나고 해결한 과정을 상세히 써놓지 못한 것이다. 아무리 인상 깊은 일이어도 사람의 뇌의 자리에는 한계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따봉 시냅스(요즘 어쩌다가 신경생리학 배우고 있는데 이렇게 써먹는ㅋㅋ) 덕분에 장기 기억으로 남았던 것들이 망각곡선을 충실하게 따르며 사라지는 일은 흔한 얘기이다. 꼭.. 기록을 하자.  

 

🎊 2부. 문과생의 네카라당 합격기

연사자님은 코드의 퀄리티가 좋지 않더라도 내부적인 동작원리 최대한 서술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정말 하나를 하더라도 깊이 파고드신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CS 공부의 중요성을 반복 강조하셨다. 

그리고 tip으로 국내 유명한, 혹은 내가 존경하거나 좋아하는 개발자 깃허브 팔로우 로그 같은 것 참고하셨다고 한다. 연사님 경험으로는 어떤 면전관분이 면접 전에 신입 개발자 면접 질문 레포지토리 다운로드 받은 로그가 떠서 이를 참고했다고 한다. 진짜 이게 정보에서 진짜 앞선 것이 아닐까.. 생각치 못한 방법에 감탄했다. 항상 인터뷰나 기술 블로그 같은 것만 참고했는데 취업 준비를 하는 지금 꼭 써먹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 

기술 질문 같은 경우 의도한 정확한 답이 아니어도 어떻게든 답변을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일때 많은 면접관이 이런 모습을 좋게 봐아 떨어트리고 싶지않아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였다. 좋게 보는 만큼 기회를 주고 싶고 답변을 유도하려고 돕는 경우도 있고 말이다. 이는 신입 면접자일 때만 누릴 수 있는 혜택인 것 같다. 신입 개발자에게 기술적으로 기대하는 것이 크지 않은 만큼 성장을 기꺼이 하고자 하는 사람인지, 열정이 뜨거운 사람인지를 많이 보려고 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신입치고 기술이 뛰어날수록 이직할 확률도 높을 것 같아서 기술은 조금 부족하더라도 오히려 충성심있고 포용력있는 사람을 신입에게는 더 원하는 것 같다.

 

포트폴리오에 대해서는 만약 플젝을 하기 힘들다, 난 동아리나 학회, 인맥도 없다! 하면 JEP 나 PEP 같은 문서를 파고 블로그에 정리해두시라고 조언해주셨다. Mysql github에 코드가 있는데 클론하고 실행해서 디버깅하며 프로그램의 상태가 어떤지, Lock 테스트 딥다이브를 추천하셨다. 다만 매우 어려울 수는 있다는 후언이...😨

 

세션을 진행하시면서 라이브 채팅으로 질문이 받으셔서 나도 고민하고 있던 부분을 질문으로 남겼다.

​Q. 저는 일어일문과를 전공하다가 1년 전에 컴퓨터공학과로 전과한 4학년 막학기 학생인데요. 연사님께서도 관련이 전혀 없던 철학과에서 복수전공을 하신만큼 이 부분이 면접에서 언급이 많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이를 면접에서 어떻게 대처하셨고 면접관에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셨는지 궁금합니다!
A. 철학과에서 4년동안 배운 것은 철학자들이 한 말을 배웠는데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뒤에 나오는 사람은 앞의 사람을 비판하는 루트였다. 그것을 보며 역사적으로 이름난 사람도 까이는구나(ㅋㅋㅋㅋ)라는 생각이 들었고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일어일문학과에서 배우는 과정이 역량을 본인한테 주었을텐데 과에서 받은 인사이트 어필하고 과에 대한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는 일본어를 사용하는 곳으로 지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일어일문과를 다닐 때 버디 활동, 베트남 유학생 도우미, 단기어학 등을 하면서 다른 문화의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만나며 소통하였는데 이러한 부분을 잊고 있었다는 게 나조차도 놀라웠다.. 나는 실패를 해도, 진로를 바꿔도 그 전에 했던 것들은 무조건 언젠가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중요한 경험들을 잊어버릴 뻔 했다. 친절한 답변을 통해 이 경험들이 생각나게 되어 정말 감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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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사회자님께서 굉장히 연사자님의 말을 잘 요약해주시고 후에 예시까지 쉽게 들어주셔서 세션에 훨씬 몰입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 추후 공개될 세션도 관심있는 분야라면 시간을 내서 꼭 들을 것 같다. 앞선 웨비나 세션 영상을 못본 것이 아쉬웠는데 항해99 웹사이트 웨비나 페이지에 친절하게 올라와있어서 최근 고민인 코딩 테스트 영상이나 나머지 영상도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https://hanghae99.spartacodingclub.kr/v2/webin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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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99는 실무에 집중합니다. 최단기간에 개발자/PM으로 취업하고, 현직자 코스로 폭발 성장을 이어가세요. 실전 프로젝트, 포트폴리오 멘토링, 모의 면접까지.

hanghae99.spartacodingclub.kr

(항해99 웨비나 페이지)

 

그리고 연사님의 팁대로 세션이 끝나자마자 잊기 전에 가장 존경하는 분의 깃허브 계정을 팔로우했다! 바로바로 모던 자바스크립트 딥다이브를 쓰신 이웅모님. 모던 자바스크립트 딥다이브는 JavaScript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연관된 내용들을 가지치기하듯이 차근차근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또한 아래의 페이지에서

https://poiemaweb.com/

 

웹 프로그래밍 튜토리얼 | PoiemaWeb

Front-end Development Tutorial

poiemaweb.com

모던 자바스크립트 딥다이브의 거의 모든 내용을 무료로 공개하시는 것에 무척 큰 감명을 받았었다. 책을 냈음에도 그 내용의 거진 전부를 오픈으로 공개하시다니.. 내가 그리던 어른, 그리고 되고 싶은 모습 그 자체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것을 거리낌없이 공유하고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은 모습을 정말 닮고 싶다고 생각했다. 앗 이웅모님에 대한 얘기가 너무 길어졌다 ㅋㅋㅋㅋ 원래 덕후는 자신의 관심사가 나오면 눈이 잠시 돌아가니 이해해주시길.. ◠‿◠

 

저엉말 마지막으로 중간에 말했던 김은주님 강연 사진은 이것이다. 

생각해보면 올림픽, 월드컵, 시험 등수 등은 객관적인 지표로 최고를 가릴 수 있는데, 아니 그마저도 객관적이지 못할 수 있다. 그것들도 자신의 컨디션, 기타 등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본래의 실력을 드러내지 못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1등이라는 것이, 세계 정상이라는 것이 과연 존재할까? 옆의 사람보다 잘하면, 나보다 좋은 회사의 사람보다 더 좋은 회사를 간다면 그 사람보다 잘하는 것이고 만족을 할 수 있을까. 사진 속의 말은 어찌보면 아프게 다가오지만 나는 오히려 모든 것이 편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위로받는 기분이었다. 누구나 남들보다 잘해지는 날은 오지 않을텐데 왜 이렇게 본인을 괴롭히고 못살게 굴었는지 부끄럽고 그 시간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연사자님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깨달음을 얻으셨다고 하셨을때 이 때문에 정말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내 가치는 남들 사이에서가 아니라 나에게서 찾을 것 ! 줄이며 웨비나 후기를 마치겠다. 안니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