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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PT 33기 웹 파트 서류 합격 / 면접 불합격 후기

SOPT 32기 서류 합격 / 면접 불합격 후기는 .. 복기가 너무 늦는 바람에 이제는 생각이 정말 안 나서 33기 지원 후기는 꼭 빠른 시일내에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결과는 제목과 같이 최종 합격은 하지 못했다. 나는 졸업유예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번에 마지막 기회여서 서류 준비부터 면접까지 정말 필사적이었다. (SOPT는 졸업자들은 지원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32기부터 33기까지 지원에 도전하면서 나는 정말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SOPT 32기에서 합격하지 못 했을때 나는 일주일은 절망했다. 오죽하면 SOPT 인스타그램 계정만 봐도 심장이 쿵 떨어지고 우울 열매를 먹은 것처럼 지독히 슬펐다.. 심적으로 힘들어서 팔로우를 취소했는데도 한동안 계정을 많이 들여다 봐서 인지 알고리즘에 계속 떠서 좀 괴로웠다ㅜ 하하.. 

 

슬픔을 추스리고 내가 왜 면접에서 떨어졌는지,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돌아오는 33기를 지원하기 전에 무어를 준비해야할지에 대해 차근차근 생각했다. 우선 나는, 너무 떨었다. SOPT는 이를 조금이라도 방지하기위해 면접 전에 지원자들과 간단한 아이스브레이킹 시간을 친절히도 준비해주는데 나는 그 시간마저 머리가 새하앴고 떨렸다.

나는 왜 이렇게 떨었을까? 첫 번째로, 준비 기간이 나에게 턱없이 적었다. SOPT 서류 결과 후 약 이틀도 되지 않는 시간 후 면접을 보았기 때문에 서류 합격 여부를 보고 면접 준비를 시작하니 시간이 너무 부족하였다. 물론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시간을 가지고 공평하게 준비하는 것이지만 나는 서류 합불 여부를 떠나 서류를 제출하고 바로 면접 준비에 들어가 준비 기간을 늘리고 확실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로,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 스스로도 잘 알지 못하였다. 스스로도 모르는 것을 남에게 설명할리 만무하고 분명히 티가 났을 것이다. 나의 애매함이 면접관들의 눈에도 보였던 것이 아닐까.

 

크게 두 가지로 문제가 추려지니 이제는 이를 해결하고 돌파하는 수 밖에 없었다.

면접에 관련된 인플루언서, 유튜버를 죄다 팔로우했고 나와 비슷한 상황의 면접 시뮬레이션을 보며 객관적인 시각을 기르려고 노력했다.

또한, 누구나 입을 모아서 면접의 떨림은 경험으로 줄어든다 하여서 마침 학교에서 학점연계 인턴십을 모집 중이어서 그 기회를 이용해 면접 경험을 쌓았다.

다음으로, 책을 거의 안 읽는 날이 1년으로 길어지자 내 문장력에도 문제가 보일뿐더러, 말도 정말 안 나왔다. 조리있게 끝맺음을 하지 못했고 생각 정리를 하기 전에 입밖으로 튀어나와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알지 못한채 상대방을 혼란스럽게 하기 일쑤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교내 상담 프로그램을 신청하였고 정신건강에 대한 치유와 더불어 내 감정이나 생각부터 오래 고민하고 그것을 말로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상담 선생님께서는 생각을 오래하는 나를 정말 몇 분이고 재촉하지 않고 늘 기다려 주셨는데 그것이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나에 대해서 파고들어갔다. 나는, 약자를 돕고 싶다. 그리고 만화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게 나를 이루는 가장 큰 틀이라고 생각했다. 교내 글쓰기 공모전에서도 장애인의 이동권에 대해 고찰하여 제출해 수상한 경험이 있었고 무엇보다 웹을 공부하며 장애인의 웹 접근성에 대해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시각장애인, 저시력 이용자는 화면을 제대로 볼 수 없기에 화면 속 정보를 얻으려면 화면 낭독기의 도움을 받아야한다. 그런데 이미지 혹은 그림은 텍스트가 아니기에 alt 속성에 해당 이미지 등에 대한 설명이 없으면 화면 낭독기는 이를 읽지 못한다. 자연스럽게 시력이 좋지 않은 이용자들은 정보의 불균형을 겪는다. 시각 장애인 뿐 아니라 청각 장애인에게는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여 주어야하고 마우스를 이용하고 어려운 사용자에게는 키보드만을 이용해서 모든 웹 상 컨텐츠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나는 이런 것들을 알아가며 모두에게 동등한 정보가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내가 좋아하는 만화, 혹은 패션, 식품, 배달 어느 분야건 말이다. 배달의 민족에서는 2023년 장애인의 날을 맞아 '쉬운 배달앱 설명서', 접근성 개선 등을 시행했다고 한다. 이를 보고 또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했다. 아, 누군가는 배달을 시키는 것도 어려울 수 있겠구나. 이러한 부분들을 더 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나는 내가, 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우리 모두가 언제든 장애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통계적으로도 선천적 장애인과 후천적 장애인의 비율은 놀랍게도 1:9로 압도적으로 후천적 장애인의 비율이 많다. 과연 우리가 평생 비장애인으로 살 것을 감히 장담할 수 있을까? 장애인의 편리는 자연스레 비장애인의 편의로도 이어진다. 엘리베이터가 대표적인 예시이다. 그렇기에 나는 내가 사랑하는 웹이라는 곳에서 장애인들을 배제하지 않을 수 있는 노력을 하고 싶어졌다. 그리고 그를 위한 개발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을 결론지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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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이 정말 길었다. 이제는 정말 후기로 들어가보자.

서류 지원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총 6일간 이루어졌다.

 

서류든 면접이든 가장 중요시 해야할 것은 핵심가치이다. SOPT는 기수마다 핵심가치가 다르다. 이번 33기 DO SOPT의 핵심가치는 아래와 같았다.

 

집요함을 가지고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고

생각을 행동으로 연결하는 '실천'의 태도를 가지며

자신이 배운점을 서슴없이 나누며 소통하는 '공유'의 자세를 가진 사람

 

이 키워드를 질문마다 적절히 1, 2개씩 녹여가며 쓰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핵심가치를 녹여내라고 친절히 유도하는 질문도 있었지만 아닌 것도 분명 있으니 자신의 경험에서 핵심가치를 녹여낼 수 있는 것들을 적절히 선택하여 쓰면 좋을 것이다. 

SOPT의 서류는 양도 많고 질문의 레벨도 악명 높기 때문에 느긋하게 하다가는 우는 꼴을 면치못 할 것이다.. 매일매일 틈틈이 써나가자.

그리고 생각보다 초고부터 완벽하게 쓰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경험상 초고를 생각나는 대로 두서없이 휘리릭 써보고 다듬어 가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좋은 글이 나왔다. 사람마다 다를 수는 있겠지만 심한 완벽주의는 독이 된다는 걸 잊지 말자. 우선 아무거나 지금까지 경험한 것들을 복기하며 나열해보면 실마리가 나올 것이다. 너무 무서워하지 말길.

 

그럼 이쯤에서 33기의 공통질문과 파트별 질문을 보여야겠다.

 

공통질문

1. 살면서 가장 깊게 몰입했던 경험에 대해 소개해주시고, 해당 경험에서 가장 어려웠던 문제와 그 해결 과정을 새롭게 깨달은 점을 중심으로 설명해 주세요. (창업 경험과 무관해도 괜찮습니다.) (700자)

2. 지원자님이 동료로부터 받았던 긍정적인 피드백과 부정적인 피드백을 하나씩 소개해주시고, 다음 단계로의 성장을 위해 두 가지의 피드백을 어떻게 활용하고 계신지 작성해 주세요. (600자)

3. 실천의 관점에서 성공과 실패의 차이점을 작성하고, 둘 중 어떤 것에서 더 많이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해 주세요. (600자)

4. 본인이 속해 있는/있었던 가장 애정이 가는 단체를 간략하게 소개해주시고, 그곳에서 지원자님이 어떤 역할이었으며 해당 단체의 성장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해 주세요. (600자)

 

파트별 질문 (웹)

1. 웹 프론트엔드 개발을 학습하고자 하는 명확한 동기와 DO SOPT 웹 파트에 지원하기 위해 실행하신 노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800자)

2. 지원자님이 생각하는 본인의 장점과 단점을 각각 하나씩 말씀해 주시고, 이번 DO SOPT 웹 파트에서 장점은 어떻게 적용하고 단점은 어떻게 보완할지 말씀해 주세요. (700자)

3. 팀 프로젝트에서 리더와 팔로워가 각각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역량 및 태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본인은 리더와 팔로워 중 어떤 유형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는지 경험에 기반하여 말씀해 주세요. (800자)

4. HTML, CSS, JavaScript에 대한 능숙도와 React와 같은 웹 라이브러리/프레임워크 등 자신이 사용 가능한 웹 기술 스택의 능숙도를 1부터 10까지 점수로 표현해 주세요. 점수에 대한 이유를 본인이 웹을 공부한 과정을 기반으로 작성해 주시고, 앞으로의 학습 계획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 주세요. (700자)

5. 프로젝트 결과물이나 기술 블로그, Github, 노션 등 기타 첨부할 자료가 있다면 링크로 첨부해주세요. (필수사항, 평가 사항에 포함되지 않으며 면접 때 참고 자료로만 사용될 예정입니다.) (200자)

 

파트별 질문은 무난했는데 공통 질문 3번이 개인적으로 무척 까다롭다고 생각했다. 실천의 관점에서 성공과 실패의 차이점이라니? 질문의 요지를 파악하는데에도 시간이 걸렸다. 너무 깊이 생각하려니 오히려 한 글자도 못 쓰겠어서 우선 성공 경험과 실패 경험을 나열한 뒤에 차이점은 간단히 작성하고 뒤에 둘 중 더 배울 수 있었던 것을 하나 고르고 했던 경험을 솔직하게 쓰려고 노력했다. 

 

파트별 질문 3번째 문항은 32기 회장단 면접에서 공통 질문이었던 것이 기억나서 조금 반가웠다(?) 그 때 대답을 정말 못했던 기억이 있어서 그 기억을 덮고자 열심히 작성하였다. 그러고보니 2번 질문도 똑같이 공통 질문으로 나왔던 기억이 난다. 이것도 대답을 ... (하말하않) 아무튼 부끄러운 과거를 돌이켜보고 극복할 수 있었던(ㅋㅋ) 서류 작성이었다.

 

제출 마감날 친구와 카공을 하면서 마지막 퇴고를 하고 맞춤법 검사를 하고 글자수를 맞춰가며 수정하는 시간을 가졌다. 친구 옆에서 바들바들 떨면서 제출..!

서류의 결과는 제출 마감일 5일 뒤인 차주 목요일에 나왔다. 목요일이 공강이어서 웨이트 중이었는데 서류 결과 안내 문자가 와서 심호흡을 한 번 하고 페이지를 열었다. 결과는 합격. 그래도 서류에 있어서 그렇게 약한 편은 아니구나 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다시봐도 뿌듯한 '축하드립니다!'

서류를 제출하고 바로 면접 준비에 들어갔기에 서류 결과를 보고 시간들이 헛되지 않게 되어서 안심했다.

사실 떨어졌어도 취업 준비에도 도움이 되었던지라 위안삼을 수 있었겠지만 어쨌든 합격을 해서 좋았다.

면접 준비동안 내 정신적 지주였던 사이토군

면접 준비에 돌입한 후로 며칠 동안 잠을 자다가 중간에 여러 번 깨고 심장이 자주 두근거렸는데 그 때마다 사이토군 영상을 봤다. 이쯤되면 면접 보기전에 내가 마인드 컨트롤을 하기 위한 관례같다.(ㅋㅋ) 처음 이 영상을 봤을때는 그저 웃긴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자신의 실력과 준비에 한 치의 의심도 없을 정도로 노력했기 때문에 저런 자신감을 당당히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여담이지만 회장단 면접을 볼 때 면접관들을 사이토 군이라고 생각하고 저 '약간의 미소'를 지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전날 친구들이 교수님 사진과 동기 언니 사진을 응원(?)겸 보내줘서 둘이라고 생각하면서 면접을 보니까 계속 이상한 웃음이 나려고 해서 힘들었다 ㅋㅋ 면접관들은 몰랐겠지요..

회장단 면접

1. 자기소개
2. 협업하기 좋은 팀원 안좋은 팀원
3. 시간이 없었을 때 어떻게 해결하였고 조율했는지
4. 어떤 문제가 있었고 이를 해결하며 어떤 기술적인 성장을 이뤄냈는지
5. 의견제안 후 팀원의 반응은 어땠고 어떻게 해결했는지 (서류 꼬리질문)
6.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

회장단 면접은 인성 질문 위주라고 보면 되겠다. 회장단 면접을 보고.. 나는 정말 인성 질문에 약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답변에 사용할 경험을 바로바로 맞춰서 가져오는 순발력 또한 부족하다고 느꼈다. 만약 불합격을 한다면 이 때문이겠구나 하고 면접 후 짐작했다. 그래도 준비한 답변은 잘 말했다고 생각한다. 아, 또한 답변을 간결하게 마무리 지어야겠다는 점도 느꼈다. 32기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시간을 너무 잡아먹어서 제지가 되고는 했다. 

 

파트장 면접

1. 자기소개
2. 웹파트 선택한 이유
3. 웹파트에 뭘 기여할 수 있을지
4. 웹을 선택한 이유
5. 개발을 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점
6. 라이브러리 선택에서 기준이 되는 것
7. useState와 useRef 차이점
8. 웹파트를 통해 자신의 장기목표에 어떠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9. 현재 하고 있는 활동
10. 수강중인 학점

파트장 면접을 보며 가장 생각나는 것은 내가 면접 긴장을 낮추려고 준비를 하며 일주일동안 파트장님과 회장, 부회장님 홍보영상 캡쳐 사진을 띄워놓고 대화하듯 연습했는데 그래서 혼자 내적친밀감이 좀 쌓여있었다. 면접을 보러가면서도 드디어 실물을 보는구나 하고 혼자 신나했다 ㅋㅋ 그래서 파트장 면접을 들어가자마자 반가워서 엄청 환하게 웃어버렸다. 그 얘기를 파트장님께도 했는데 그랬냐며 부끄러워 하셨다.

 

다시 돌아와서 웹파트 면접은 32기 면접에서도 느낀 건데 기술 질문이.. 거의 없다. 없었어요? 아니 없어요 그냥 없어요. 32기에는 아예 기술 질문이 없었고 이번에는 그래도 한 개가 나왔다. 그런데 useRef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몰라서 useState에 대해서라도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웹파트를 선택한 이유는 서류 질문 1번하고 비슷한 결이어서 더 준비를 안 했는데 물어보셔서 조금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웹을 선택한 이유도 이미 자기 소개에서 비슷한 결로 해버려서 다른 이유를 생각하느라 시간을.. 많이 지체했다. 그래도 답변을 끝까지 마치려고 하고 간절하다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애썼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궁금한 게 많아서 질문을 적어간 노트를 꺼내서 답변을 듣고 있는데 2개쯤 질문할 때 면접 퇴장 신호를 주셔서 아쉬움을 뒤로 한 채로 나왔다. 나오면서 아쉬움보다는 후련함이 컸다. 이렇게 열심히 준비한 면접도 처음이고 내가 준비를 철저히만 하면 꽤 떨지 않는구나 라는 자신도 가질 수 있었다. 함께하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하더라도 이 경험을 더 중요한 취업 준비에 활용할 수 있으니 나는 아쉬울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마지막 대학생활을 같은 대학생들과 열정을 다해가며 오랜 시간 붙어있고 단체 활동을 하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크기는 하였다.

 

면접을 마치고 건대를 바로 떠나진 않고 면접 복기를 하면서 일감호를 산책하였다. 벤치에 앉아서 영케이의 Bungee Jumping을 들으며 면접을 회상해 보았다. 그리고 맛있는 초밥을 먹고 뚝섬에 앉아서 3시간을 물멍했다는 tmi

 

스포일러 한 것처럼 최종 불합격했다. 32기 불합격했을때는 정말 버튼을 탁 내린 것처럼 멍해지고 좌절감이 들고 조금 오래 슬펐는데 이번에는 결과를 보고 '오 그렇군'하고 그냥 점심 맛있게 먹고 한 번도 기분이 다운되지 않고 평안했다. 면접은 운이라는 말을 들어서일까? 사실 그 몇 분으로 나를 다 알기는 어려웠을것이고 내가 합격한 사람보다 더 활동을 잘 해냈을 수도 있다. 아마 면접에서 내 역량을 더 잘 보여줄 수 있는 질문이 나왔으면 합격을 했을 수도 있다. 그런 생각들을 하니 좌절이 찾아오지 않았던 것 같다. 그 순간의 운들이 다른 사람을 향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나는 다른 곳에서 운이 찾아올 것이고. 이것은 과정이지 종착지가 아님을 이제는 안다.

 

마무리를 하며 SOPT가 나를 평가했듯 나도 이번 서류와 면접 과정에 평을 해보기로 했다. 누군가를 뽑는 과정은 어느 한 쪽이 갑이나 을이 아니라는 말을 들었다. 뽑는 사람, 뽑히는 사람 둘다 서로를 평가하는 과정이다. 아마 면접에서 주눅이 드는건 면접관 쪽이 갑이라고 생각하고 들어가기 때문이 아닐까? 사실 지원자도 회사나, 동아리나, 그 과정을 통해 그곳을 평가할 수 있다. 이 곳이 나에게 맞을지, 혹은 이 곳이 나를 더 성장시킬 곳인지 등을 말이다. 나도 그 곳을 원하지만 그 곳도 원하는 사람을 뽑기위해 그 번거로운 과정을 감수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지원자가 주눅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우선, 나는 32기도 지원 경험이 있으니 자연스럽게 비교를 할 수 밖에 되는 건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그것이 좋은 점이든 좋지 못한 점이든 말이다. 첫 번째로 아이스브레이킹이 조금 아쉬웠다. 32기에서는 정말 지원자에게만 초점을 맞춰 지원자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이것저것 준비를 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33기 아이스브레이킹 시에는 SOPT 홍보나 피드백 위주로, 지원자가 아닌 동아리 위주로 돌아가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두 번째로, 아마 32기에서는 디자인 면접이 개발 쪽이랑 별개로 진행했어서 디자인 지원자들과 같이 면접을 보지 않아 2명, 3명으로 나누어 진행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꺼번에 진행을 해서 동시 면접자 수가 많았고 3, 4명으로 진행을 해서 4명이 진행하는 방을 들어간 나는 시간이 촉박한 게 느껴지고 역량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시간과, 질문이 다소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세번째로, 이건 32기때도 마찬가지였는데 파트장 면접시 파트장과 지원자들끼리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말하는 것은 좋은데 그 많은 파트를 한꺼번에 한 방에서 진행하니 정말 시끄러웠고 여기가 시장 한복판인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다른 사람보다 청각이 예민해서 초반에 귀가 아파 힘들었던 비하인드가 있다. 정말 가까이 앉았는데도 파트장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아쉬움도 있었다.

 

14:1 경쟁률로 정말 많은 서류를 하나하나 보며 아마 밤 새셨을 것 같은데.. 정말 고생하셨고 면접 과정에서 지원자의 편의를 고려하려 노력해주셔서 감사했다. 특히 웹파트장님 면접 답변할 때마다 '좋은 답변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편하게 웃어주시고 대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파트장님과 면접을 하며 SOPT에서 더욱 활동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었고 면접을 후에 떠올렸을 때 정말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아쉽게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33기 웹파트 멋지게 꾸려나가시길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고 아이스브레이킹, 면접관 분들 다들 이른 아침부터 계속 똑같은 질문을 반복하고 많은 지원자들을 만나며 체력적으로, 심적으로 지쳤을 것 같은데 그런 점 하나도 티를 내지 않으면서 진행하시는 모습이 프로페셔널 하다고 느꼈고 멋지다고 생각했다. 정말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했던 점 중 하나. 마지막으로 면접에 진지하게 임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다. 

 

이 글을 보시는 분이 합격자일지, 불합격자일지, 혹시 SOPT 운영진 분들이지, 아니면 예비 지원자일지 모르겠지만 웃음 가득한 날들 보내시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는 또 재미있는 도전과 실패를 해나가보겠습니다 안니옹.